타향살이 9년에 본 미국의 허상과 실상

2023월 7월 말 현재,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는 BTS 정국의 ‘Seven’이다. BTS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의 제일 꼭대기를 차지하는 일은 이제 더이상 기사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한 일이 되었다.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이 노래를 비롯해서, Fifty-Fifty의 ‘Cupid’도 심심찮게 라디오에서 흘러 나온다. 하지만 오늘 얘기하려는 이야기는 K-Pop이 미국에서 갖는 위상이나 영향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미국Continue reading “타향살이 9년에 본 미국의 허상과 실상”

자유: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나는 규칙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굳이 알람을 맞춰 놓지 않아도 6시 반쯤이면 침대에서 일어나 씻고 일하러 갈 준비를 한다. 면도를 하고 양치를 하고 아침을 먹고 아이들을 학교에 내려다 주고 학교 사무실로 간다. 매일 거의 똑같은 길로 다니면서,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책상 앞에 앉는다. 시계를 풀어 모니터 왼편에 두고, 핸드폰과 지갑을 꺼내 모니터 오른편에 각지게 놓아Continue reading “자유: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이태원 참사 – 안전의 새로운 개념

전통적인 안전의 개념은 사고 (incident)가 없는 상태, 즉 원치 않거나 (unwanted) 바람직하지 않는 (undesired) 이벤트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사람이 다치는 상해 (injury), 사람이 보다 긴 시간에 걸쳐 걸리는 질병 (illness), 그리고 설령 인적 피해가 없더라도 건물이나 설비가 파손되는 물적 피해를 수반하는 사고가 없는 상태를 안전한 상태라고 줄곧 여겨 왔다. 이러한 개념에 따라, 안전을 측정하고 안전을Continue reading “이태원 참사 – 안전의 새로운 개념”

[뉴스 갈무리] 합천 가야면 출신 손창원 박사, 미국 주립대 공학교수 임용 화제

원문 기사: 합천일보 2021년 10월 2일자 사람들 인터뷰 원문 기사 링크: https://www.hap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790 외로움ㆍ 어려움 딛고 박사학위 취득…자연 및 산재 예방 연구에 주력합천 해인초등 · 해인중 졸업…고향에는 부모 거주 합천 가야면 출신의 손창원 박사(40 · 사진)가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Texas A&M University)에서 활발한 대내외 활동과 함께 올해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데 이어 텍사스텍 대학교Continue reading “[뉴스 갈무리] 합천 가야면 출신 손창원 박사, 미국 주립대 공학교수 임용 화제”

이태원 참사 – 안전의 재해석 (1)

우선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고 싶다. 대기업의 안전관리자로서는 한 개인의 죽음이 갖는 한 없는 무게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보았고, 지금은 대학교에서 재난과 사고를 연구하는 교수로서는 이번 ‘참사’에 대한 학문적 책임감도 느낀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논란 내지는 논쟁에 대해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몇 가지 공유하고자 한다. 1. 사고 (incident)Continue reading “이태원 참사 – 안전의 재해석 (1)”

#9 강의 계획서 (Teaching Statement) 쓰기

연구 계획서 (Research Statement)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강의 계획서 (Teaching Statement) 이다. 교수 공고를 보면 백이면 백 연구 계획서와 강의 계획서를 요구한다. 지원하는 학교가 소위 연구 중심대학 (R1, R2)라면 지원자 평가에 반영되는 비율은 다소 다를지언정, 이 두 가지 서류는 꼭 제출해야 한다. 지원하는 학교가 연구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곳이라면, 아무래도 강의는 적당히 하면 된다고들 하는Continue reading “#9 강의 계획서 (Teaching Statement) 쓰기”

조교수 1년차 – 자유와 막막함의 경계

박사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박사생으로서 느낀 바를 정리하고자 새롭게 블로그를 시작했다. 2021년 9월 1일부로 텍사스텍 산업제조시스템 공학과 조교수로 시작하고 어언 8개월을 꽉 채워간다. 불과 1년전에는 학생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로 살고 있었는데, 이제는 교수라는 직함이, 박사라는 호칭이 그리 어색하지 않는 시간이 되었다. 지금 학회에 참석 중이지만, 잠시 짬을 내어 조교수 1년차의 삶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교수에Continue reading “조교수 1년차 – 자유와 막막함의 경계”

#8. 연구계획서 (Research Statement) 쓰기

교수직을 지원할 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서류 중에서 커버 레터와 이력서 (CV) 다음으로 중요한 문서는 아마 Research Statement (또는 Statement of Research) 라고 불리는 연구 계획서일 것이다. 물론 한글로 번역해서 연구 계획서라고 부르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는 연구의 목표, 과거 및 현재의 연구 활동, 그리고 미래의 연구 계획을 조리 있고 간결하게 보여주는 문서다. 공고에 따라서 페이지 수에Continue reading “#8. 연구계획서 (Research Statement) 쓰기”

#7 박사에서 교수가 되다

올 가을부터 미국 Texas Tech University 의 산업제조시스템공학과 조교수로 교수의 커리어를 시작한다. 지난 1년 간 박사 졸업과 취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었다. 졸업 논문을 쓰면서, 교수직 지원서류를 준비하고, 또 인터뷰를 준비하느라 5년 간의 박사 과정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지난 1년을 보냈다. 동시에 넷째의 출산을 준비해야했기 때문에 정말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이 모든Continue reading “#7 박사에서 교수가 되다”

#6 박사 말년차 – 졸업과 취업의 두 마리 토끼

박사과정의 험난한 여정 가운데 절정은 아마도 박사 말년차일 것이다. 졸업과 취업 (교수직)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넘긴 기간 동안 얼마 남아 있지 않는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많은 박사생들이 지난 3~4년의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연구 내적으로 또는 연구 외적 (인간관계 등)으로 상당히 지쳐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내Continue reading “#6 박사 말년차 – 졸업과 취업의 두 마리 토끼”

#5 매일매일을 최종 디펜스 하듯이

박사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디펜스 (Defense) 라고 불리는 최종 시험 (Final Examination) 이다. 이등병이 군입대를 하면서 가장 기다리는 날이 제대 날짜라고 한다면, 박사생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바로 디펜스를 하는 날일 것이다. 디펜스를 하게 되면 공식적으로 박사가 되는 최종 관문을 통과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디펜스를 통과하면 지도교수와 커미티 멤버들이 Dr. Smith, Dr. Kim 이라고 불러주는Continue reading “#5 매일매일을 최종 디펜스 하듯이”

#4 논문은 예술이다

연구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논문을 쓰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흔히 학계에서 얘기하는 지침 중에 하나가 “Publish or perish” 이다. 즉, 새로운 논문을 쓰지 못하는 연구자는 생존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논문을 쓰는 일은 연구자의 일상임과 동시에 생사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다. 사실 그런 점에서 박사 과정은 논문을 기획하고, 논문에 필요한Continue reading “#4 논문은 예술이다”

#3 박사과정의 첫 관문: 퀄 시험

박사 과정은 무수한 유무형의 시험의 연속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살벌한 시험은 바로 Qualifying Exam 또는 퀄 시험이다. 인터넷 카페나 유학전문 웹사이트에 가보면 미국 대학원의 악명 높은 퀄 시험에 대한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나름 한국에서 미국 박사과정에 합격했다고 하면, 크게 축하할 일이지만, 입학 이후 1년 내지는 2년 이내에 주어지는 퀄 시험에서 떨어지는 상상은Continue reading “#3 박사과정의 첫 관문: 퀄 시험”

#2 석사 과정: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2년간의 연습

지금도 안전공학 석사과정의 어드미션을 이메일로 받았던 그 날 밤을 잊을 수 없다. 나의 이름으로 분양 받은 새 아파트로 이사 가던 날 밤, 짐만 옮겨 놓고 다 풀지는 못해 겨우 잠 잘 곳만 만들어서 눈을 감으려던 찰나, 이메일이 하나 날아 왔다. “Congratulations! You are admitted to a master’s program in Mary Kay O’Connor Process Safety CenterContinue reading “#2 석사 과정: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2년간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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